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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사
메타데이터
항목 ID GC07701172
한자 旗告祀
영어공식명칭 Sacrificial Rite for the Farming Flag
분야 생활·민속/민속
유형 개념 용어/개념 용어(일반)
지역 세종특별자치시
시대 현대/현대
집필자 민정희

[정의]

세종특별자치시 주민들이 음력 정월 대보름날 농기를 모시고 풍년을 기원하는 제사.

[개설]

농기(農旗)는 마을을 상징하는 동시에 풍농을 보장하는 기(旗)를 뜻하며, 기고사(旗告祀)는 음력 정월 대보름에 한 해 농사의 개시를 알리고 그와 더불어 풍농의 소망을 비는 고사(告祀)를 뜻한다.

[제의 일자]

기고사는 음력 정월 대보름 동틀 무렵에 지낸다. 설은 묵은해와 새해의 과도기로, 음력 정월 열나흗날은 설이 끝나는 시간이다. 열나흗날의 자시(子時)[오후 11시부터 오전 1시까지]는 설이란 과도기에서 진정한 새해로 넘어가는 또 하나의 과도기이다. 오전 1시를 넘겨서 열닷새에 새 날이 밝으면 기고사를 모신다.

정월 보름날은 1년 중 첫번째 보름달이 뜨는 시간이기도 하다. 농사력(農事曆)을 달에 의존하는 농민들로서는 더욱 의미 있는 날이다. 정월 대보름은 농민들에게 농사의 시작을 뜻하므로 동이 틀 무렵에 동쪽을 향해 농기를 세우고 고사를 지낸 것이다.

[농기(農旗)의 의미]

농기는 깃대, 윗부분에 매단 깃발, 꿩장목으로 구성된다. 농기는 마을을 상징하는 동시에 풍농을 보장하는 기이다. 전통적으로 두레가 크게 나는 너른 들판 마을에서는 농기를 더욱 소중히 여겼다. 두레 날에는 반드시 농기를 앞세우고 정초에는 아랫마을에서 윗마을에 기세배(旗歲拜)를 하는 풍속이 전한다. 종종 두레가 났을 때 두레꾼들끼리 기싸움을 벌이기도 하였다.

농민들은 농기에 고사를 지냄으로써 농기를 신격화(神格化)하였다. 세종특별자치시 금남면 금천2리 기고사 축문에는 ‘천하대장군과 지하여장군을 거느리신 농기신명님’이라는 호칭이 등장한다. 세종특별자치시 장군면 하봉리에서는 ‘신농사명기신(神農司命旗神)’이라고 불렀다. 본래는 생명이 없는 농기이지만 농민들이 정성껏 마련한 제물을 흠향(歆饗)[제물을 받아 먹음]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더욱이 매년 반복되는 시간성은 농기의 신성(神性)을 주기적으로 강화시켰다. 신성이 충만한 농기가 있어서 농군들은 한 해 농사의 풍년을 보장받을 수 있게 된다.

정월 대보름에 고사를 받은 농기는 음력 이월 초하루에 내린다. 이월 초하루는 본격적으로 농사일을 시작하는 시점으로 예로 ‘농군의 날’, ‘머슴의 날’이라고도 불렀다.

[기고사의 절차와 방법]

기고사의 절차와 방법은 산신제·거리제 등의 동제와 유사하다. 마을에서 깨끗한 사람으로 제관을 선출하여 정성을 드린다. 제관 집에는 부정을 막기 위하여 금줄을 드리우고 황토도 뿌려 놓았다. 제관은 일정 기간 근신한다. 당일에는 정성껏 제물을 마련하여 동틀 무렵에 제관 집 앞이나 마을의 공터 등에 제상을 차린다. 준비가 끝나면 비교적 간단히 유교식으로 제사를 지낸다. 순서는 진설(陳設)-헌작(獻爵)-재배(再拜)-독축(讀祝)이며, 마지막에 소지(燒紙)를 올린다. 농기 소지는 다른 소지보다 먼저 올린다. 제관은 상을 물린 뒤에 통북어, 백설기, 밤, 대추 등을 백지에 싸서 깃대에 묶는다. 농기에 올리는 폐백이다.

[세종시 기고사의 현황]

기고사는 세종시의 가장 대표적 풍속 중 하나이다. 특히 세종특별자치시 서남부 지역인 장군면금남면 일대는 가히 ‘기고사 문화영역’이라 할 만하다. 그만큼 기고사가 대단히 널리 전승된다. 세종특별자치시 서남부 지역은 과거 공주군 장기면과 연기군 금남면 지역이었다.

여전히 여러 마을에서 기고사를 지내고 있으며, 제의 일자는 거의 대부분 음력 정월 대보름 새벽이다. 극히 일부 마을에서만 하루 전인 정월 열나흗날 저녁에 지낸다. 주민들의 편의를 고려하여 제의 일자가 변형된 사례이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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