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44001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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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칭/별칭 | 뻘,조간대,간석지,개펄 |
분야 | 지리/자연 지리 |
유형 | 개념 용어/개념 용어(일반) |
지역 | 전라남도 영암군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김경완 |
[정의]
전라남도 영암군 연안에 분포해 있으며 만조 때 바닷물에 잠기지만 간조 때는 육지처럼 드러나는 넓고 평평한 진흙 땅.
[개설]
갯벌은 밀물과 썰물에 의해 바다로도 되고 육지로도 되는 지역이다. 갯벌이란 일반적으로 조류로 운반되는 모래나 점토의 미세입자가 파도가 잔잔한 해역에 오랫동안 쌓여 생기는 평탄한 지형을 말한다. 해안선은 구불구불하며 수심은 얕을수록 좋다. 밀물과 썰물 때의 바닷물의 높이 차이는 클수록 좋다. 갯벌은 육상과 해양이라는 거대한 두 개의 생태계가 접하는 곳으로 연안 생태계의 모태로서의 역할을 한다. 이러한 갯벌에는 다양한 생물들이 살아간다. 또한 생산성이 풍부하고 오염 물질을 깨끗하게 정화하는 등의 기능이 있다. 흔히 조간대, 간석지, 개펄 등으로 부르기도 한다.
과거에는 갯벌을 질퍽거리고 쓸모없는 바닷가의 땅이나 어민들이 조개잡이를 하는 땅 정도로 생각하였다. 그래서 쓸모없는 땅으로 여겨 간척·매립 사업의 대상이 되었으나, 최근 하천과 해수의 정화, 홍수 조절, 생태적 가치 등이 밝혀지고 환경의 중요성을 깨달으면서 갯벌에 대한 보전 운동이 일어나고 있다.
영암군의 갯벌은 주로 영산강 하구 일대와 해남군 산이면과 인접한 영암군 삼호읍, 미암면에 걸쳐 넓게 펼쳐져 있었다. 영암 주민들은 이곳에서 낙지를 비롯해 각종 어패류를 생산해 먹을거리로 이용하거나, 가정 경제를 꾸릴 수 있었다. 목포 세발낙지의 60% 정도가 영암과 해남 산이면 갯벌에서 생산된 낙지였다. 이로 인해 지금도 영암의 대표적인 향토 음식은 낙지를 이용한 연포탕과 숭어, 어란 등으로 남아 있다.
[변천]
1960년대 갯벌은 쓸모없는 땅이라는 인식과 농지에 대한 확대 열망, 한해와 수해를 막기 위한 이유가 합해져 영산강 유역 종합 개발 계획이 시작되었다. 이로 인해 갯벌은 사라지고 결국 인근 연안에도 악영향을 미치게 되었다.
영산강 유역 종합 개발 계획 2단계 사업은 영산강 하구인 무안군 삼향면 옥암리와 영암군 삼호읍[당시에는 삼호면] 산호리 사이에 4,351m의 방조제를 쌓는 사업으로 1981년 12월에 완공되었다. 이로 인해 영산강 상류의 갯벌과 대불 방조제 안쪽의 넓은 갯벌은 모두 농경지와 육지로 바뀌게 되었다. 사실, 영산강 유역의 갯벌이 중요한 것은 기수역(汽水域)이라는 특징 때문이다. 기수역이란 조수 간만의 차이로 인해 해수가 담수를 밀고 올라가거나 내려가는 지역인데, 바닷물과 민물이 섞이면서 육지의 영양염류가 바다로 흘러들어 더욱 많은 종의 생물들이 살 수 있는 조건이 된다.
기수역을 드나드는 대표적인 어류가 숭어이다. 숭어는 바닷물에서뿐만 아니라 담수에서도 살 수 있는 어종이다. 특히, 영산강 하구 지역에서 잡히는 영암의 숭어는 매우 유명했다. 조선 시대에는 숭어와 숭어알이 진상품이었다. 정문기의 『어류 박물지』에는 ‘가장 유명한 숭어는 전라남도 몽탄강에서 잡히는 숭어다. 다른 지방산 숭어에 비해 그 맛이 독특하다. 단맛이 곁들인 감치는 맛이 있다. 몽탄강 숭어알은 보통 어란(魚卵)이라고 부른다. 조선 시대에 이 몽탄강 숭어알은 숭어와 같이 진상품으로 유명한 진품이었다’고 한다. 몽탄강은 영산강 하구의 다른 이름이다.
생태적으로나 문화적으로 중요한 영암의 기수역 갯벌이 사라진 것은 영암군 뿐만 아니라 국내 생태계 전반에도 큰 손실이 아닐 수 없다. 1985년에 영산강 3단계 사업이 시작되어 영암군 삼호읍과 해남군 산이면을 잇는 방조제가 완공되어 거대한 갯벌이 또 다시 사라지고 말았다. 1993년에 완공된 영암 방조제로 인해 영암군 삼호읍, 미암면, 해남군 산이면, 마산면 일대 갯벌이 모두 농토로 바뀌었다. 이미 분양된 삼호 1·2공구 간척지가 21.51㎢인데, 이 면적은 그대로 당시의 갯벌 면적이었음을 알 수 있다.
[현황]
간척지의 완공으로 인공 호수인 영암호와 금호호가 만들어졌다. 1996년 11월에 완공된 영암·금호 방조제는 영암군 삼호읍 삼포리에서 해남군 화원면 별암리 간 4.3km의 바다를 막는 대규모 간척 사업으로, 여의도 면적의 약 24배에 이르는 220.49㎢의 간척지가 농경지와 공업용지로 활용되고, 약 3억 1700톤의 농업 공업용수가 확보되었다. 초기 영암호 간척이 이루어질 무렵에는 갯벌이나 준설 지역에 도요새·물떼새가 도래하였는데, 환경부에서 1996년 10월에 실시한 생태 조사에서 34종의 겨울 철새가 서식하고 있는 철새 도래지로 보고되었다. 그러나 간척이 완료되고 나서 새떼가 선호하는 갯벌이 점차 협소하여져 이동 시기에 극히 일부만 도래한다.